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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이가 3월 신학기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었다. 다니다 보면 감기도 걸리고 온갖 질병을 옮아온다길래 걱정은 했지만 이렇게 지독하게 앓을 줄이야...너무 힘든 3월이였던거 같다!
첫째 주 금요일부터 콧물 나기 시작! 가벼운 코감기로 시작했다. 토요일에 외할머니할아버지가 집에 오셔서 반나절 같이 지내고 일요일에 병원가서 코감기약 지어먹여야겠다 싶어서 병원에 갔다.
일요일에 여는 병원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신학기 등원 등교 때문인지 병원에 발 디딜 틈 없이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대기 인원이 7~80 명가까이...
호떡아빠는 여기서 대기하다 다른 질병이 옮을거 같다며 내일 아침에 등원 전에 병원에 가자고 했고 호떡애미도 동의하고 병원에서 나왔다. (그냥 대기할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줄 몰랐다;;)
그렇게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호떡이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애도 좀 쳐지는듯하고 가래기침에 콧물에 완전 난리가 난 것..
금요일 하원하고 병원을 갔었던지 일요일에 병원에서 약을 빨리 지어먹었어야 했는데.. 그냥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동네에 하나 있는 소아과에 방문했었던 것이다.
의사 선생님께서 청진기를 대보시더니 표정이 안 좋으시더니 폐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폐소리가 안좋다는것..ㅠㅠ 결국 폐렴이란다..
집에 네블라이저가 있는지 물어보셨고(혹시나 하고 전날 쿠팡으로 주문해 놓았었음) 있다고 하니 그럼 입원말고 집에서 네블라이저랑 약 먹으면서 치료해 보자고 하셨다.
등원해도 되는지도 물어보니 이번주는 쉬는걸 권장 주셔서 등원도 철회, 그리고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다시 병원에 오라고하셨다.
약도 먹고 네블라이저 치료했으니 좀 나아졌을까 희망으로 수요일에 병원에 갔는데 청진기를 대자마자 선생님 표정이 더 심각해지셨다. 이 정도면 입원해야 한다고... 하지만 간 병원에는 입원할 여건이 안된다고 하셨다..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와서 그나마 가까운 도시인 목포로 입원가능한 병원을 찾아 전화를 돌렸다. 1인실이 남아있는지 바로 입원이 가능한지..!
미즈아이는 다인실만 남았었고 한사랑은 입원하려면 다음날 아침에 오픈런해서 대기표 뽑고 기다렸다가 순서대로 입원이란다.(너무해..)
목포아동병원은 특실이랑 다인실 있다고 했고 예약은 안되니 가능한 한 빨리 입원하러 오라고 했다.
세 병원 다 호떡이가 몇 번씩은 가본 적 있는 병원이고 목포아동병원으로 짐을 챙겨서 출발했다.
근데 찾아보니 입원할 때 준비물이 뭐가 필요한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짐을 챙기려니 좀 막막하긴 해서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하실 수 있는 엄마들을 위해 공유 차원에서 글로 남겨야겠다 싶었다.
앞에 주저리가 매우 길지만 여기서부터 입원 준비물!!
1. 입원 준비물
① 아기 입원준비물 (일주일 입원한 호떡이 기준으로 작성)
• 기저귀 (넉넉하게 챙길 것, 2팩정도 모자라면 집에서 더 가져오기)
• 물티슈 (3팩 사용함)
• 간식 [아기과자,주스,우유 등] (호떡이는 나중에 쥬스에 약타줘서 쥬스 많이 먹었음)
• 여벌내복 (병원복 바지가 영 이상해서 내복바지 입혀서 재웠음)
• 유산균 (집에서 먹는 거 챙겨가면 좋은 듯 깜빡해서 일주일 못 먹였는데 매일 시간마다 응아상태 체크하
심)
• 아기 침구 [블랭킷or수면조끼/애착인형 애착베개 등] (입원복 상의가 짧아서 배가 드러나서 챙기면 좋음)
• 아기세면도구 [얼굴클렌져, 힙 or바디클렌져, 샴푸, 칫솔, 치약, 로션]
• 장난감 [책, 안 질려하는 장난감 몇 가지]
• 컵 [빨대컵 3개 챙겨 감]
• 마스크
• 가재수건 (4장 정도 챙겨가서 빨아서 씀)
• 아기 수저 포크, 김 (병원밥 나올 때 수저젓가락 한벌 나오는데 어른이 쓰고 애기 꺼는 가져가서 씀)
• 비판텐
• 네블라이저 (하루 3번 약액 치료해야 해서 가져감. 없으면 대여해 주시는 듯함)
② 보호자 준비물
• 침구 [까는 이불, 얇은 덮는 이불, 베개]
• 편한 옷 [트레이닝바지 2, 반팔티 2, 카디건]
• 휴지 [갑 티슈, 두루마리 2 롤이상] 휴지가 없다 ^^쓸 것 알아서 챙겨야 함
• 손 씻을 비누
• 세면도구 [클렌징폼, 바디클렌저, 샴푸, 칫솔, 치약, 로션, 크림 렌즈통, 렌즈보존액 등등]
• 수건 (3장 가져감, 1장은 물에 적셔서 가습기대신 널어둠)
• 휴대폰충전기 (멀티탭 가져가면 좋긴 함)
• 젖병솔, 젖병건조대, 젖병세제 (물컵 등 설거지용으로 사용)
• 빨대, 과도, 플라스틱접시, 가위, 텀블러 (정수기 물 떠마시려고 가져감. 나머지는 있으면 사용하게 됨;)
• 마스크
2. 입원비 및 입원 후기
호떡이는 특실에서 1주일 동안 입원했다. 병실비용은 다른 곳은 잘 모르겠고 특실은 1일 18만 원이었고 1인실은 15만 원이라 했다.
중간에 1인실 자리 나서 옮길까 했지만 겨우 이병실에 적응해서 잠을 길게 자주기도 했고, 둘째 임신 중이라 그냥 편하게 특실에 있으려고 옮기지 않았다.(특실은 창문이 도로 쪽에 나있는데 1인실 다인실 쪽은 벽부였던 것도 한몫함)
그리고 아무래도 병원에 입원하면 간호사선생님들이랑 청소이모님 등이 병실에 수시로 들어오신다... 거진 2시간에 한 번꼴로 누군가가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 수액 갈러 오시고 주사 놓으러 오시고 컨디션체크하러 오시고.. 체온, 맥박측정 회진 청소이모님...
사실 애기 잠을 깨우는 빌.. 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입원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우선 낯선 병원에 입원했으니 병실에 적응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계속 누군가가 방에 들어오니 잠을 깰 수밖에 없다..보호자도 덩달아 피곤해짐 ㅠ_ㅠ... 자는 시간(저녁~새벽) 간호사선생님들은 조용히 들어오시는 편이긴 했음.
일단 옆방도 운이 따라줘야 함... 일주일 동안 옆방사람들 한 번씩 바뀌었는데 첫날 정말 대박... 이였다. 아픈 아이니까 입원했을 텐데 엄마도 한껏 예민해지셨는지 밤열시가 넘었는데 애를 쥐 잡듯이 잡고.. 소리 지르고.. 다른 옆방은 9시 넘어까지 티브이 보는 소리가.. 쿵쿵쿵..... 게다가 부부싸움까지^^
다 들려요 여러분....... 병원에서는 제발 정숙해주세요.. 그 소리에 호떡이가 잠을 못 잤다....... 정말 힘들었다. 물론 아이는 어리니까... 소리 지르고 장난치고 놀 수 있지만... 어른들 소음이 정말 참기 힘들었다.......
병원입원 중 최고의 빌런... 청소이모님..... 오전에 들어오시는데 하필 애 낮잠시간에 들이닥치시는 편이었다. 물론 언제 애가 잠드는지 이모님들은 알바가 아니고 이모님들 할 일 하셔야겠지만..
자고 있으니 청소 패스해 달라 요청드리니 복도에서 쩌렁쩌렁하게 ***호(호떡이병실) 청소 안 한대!!!!!!!!!! 언제 언제도 안 한다더니만!!!!!!!!! 쩌렁쩌렁!!!!!!.............. 하....... 결국 그 소리에 호떡이 자다 놀래서 깸 ^^이건 정말 참을 수가 없어서 간호사실에 바로 말씀드림.. 그다음 날부터 노크소리부터 샤이해지셨다.. 조용히 들어오시고... 뭐든 불편하면 간호사실에 재깍 말씀드리는 게 좋은듯하다..
특실에 침대랑 보호자용 소파 같은 이상한 게 있었다. 다행히 허리 아프지 않고 잘 자긴 했는데 저 병원침대 난간이 말썽~ 좀만 닿으면 엄청난 소음.. 게다가 호떡이가 자꾸 저기 사이로 탈출시도하려 해서 힘들었다.
기다란 베개 같은 거 있음 챙겨 오면 좋겠지만 다 짐이다.. 담요 여유 있게 가져와서 저구멍사이를 막는 것도 방법일듯하다.
병실 복도에 젖병소독기랑 전자레인지 그리고 정수기가 있어서 사용하기 매우 편했다.
화장실 안에 작은 세탁기도 있었는데 세제를 안 가져서 바디워시 넣고 빨래 돌려서 바닥에다 냅다 널어서 말림; 바닥이 따스와서 얼마 안돼서 바로 말라버렸다.
가습기는 있으면 좋은 듯한데 사실 애 손에 안 닿는 곳에 놓고 사용해야 하는데 다 닿음... 냉장고 위가 그나마 안전한 곳이었지만 젖병건조대를 두니 너무 협소해서 불가능했다..
창밖에 부릉이를 구경하는 어머님과 호떡이..(저렇게 오래 안고 있으면 수액 안 들어가져서 피가 역류하니 주의하세요)
목포아동병원은 보호자 교대가 가능하다! 입원 원칙 종이에는 보호자 1명만 상주 가능하다 되어있는데 교대하고 땡! 하고 나가는 게 아니어서 조금 같이 지내고 있어도 크게 뭐라 하지 않았었다. (아마 1인실이어서 다른 환자한테 질병을 옮기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어서 조금 봐준듯하다)
과자를 안 챙겨가도 병워밑에 매점도 있고 바로 앞에 이마트가 있어서 교대가능하다면 사 올 수 있다! 아이랑 같이 매점에 가도 되긴 하지만 찬바람 쐴까 봐 어른만 왔다 갔다 했음.
3. 병원 식단
호떡이는 16개월이라 그냥 밥 나오는 걸 먹을 수는 있긴 한데 아프니까 잘 못 먹는듯해서 이유식 한 그릇 추가해서 며칠 먹었었다.
소고기가 어마무시하게 들어가서 고소함이 장난 아닌데 완전 무염이라 어른은 먹기 힘들었다. 그리고 소고기야채죽 야채죽 이렇게만 번갈아 나오고 똑같아서 금세 물려서 중간에 중단해 버렸다.
밥은 아침에는 간식이나 요구르트, 요구르트가 빠지지 않고 나오는듯 했고 점심, 저녁은 나쁘지 않았다. 간도 너무 세지도 않고 적당! 그렇지만 간 안 하는 친구들은 못 먹을 식단이긴 했다. 이유식 하는 친구들은 시판이유식을 사 와서 먹이거나 해야 할 듯했다..(아프지 말자 얘들아 ㅜㅜ)
사실 제일 불편한 건 식탁이 없다는 것..? 병실침대에 식탁 이용해야 하는데 아이랑 흘리지 않고 먹을 자신이 없어서 그냥 바닥에 두고 먹고 흘리면 물티슈로 벅벅 닦았다. 그러다 보니 물티슈도 흥청망청 사용하게 되고.. 쓰레기도 한가득..!!
호떡이 처음까진 아니지만 요구르트 하나 처음으로 다 먹어본 기념적인 날..? 호떡이가 약(시럽류)을 삼키지 않고 입에 머금고 있다가 뱉는 스타일이라 먹이기 매우 힘든 아이인데 어찌어찌 울려서라도 힘들게 먹이고 있었다..ㅠㅠ
근데 마침 회진시간직전에 약을 짜 넣었는데 삼키지 않고 뱉는 호떡 이를 본 선생님께서 이렇게 뱉으면 차라리 가루약을 줄 테니 요구르트나 주스에 섞어주라고 하셨다..
시럽 섞어줬을 때 안 먹고 던지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스쳐 지나가서 먹을까요..? 했더니 시럽 섞은 거랑 가루 섞은 거랑 맛이 다르다고 가루가 훨 잘 먹는다 하셔서 믿고 가루로 약을 바꿨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잘 먹는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요구르트랑 주스를 엄청나게 사다가 먹였다 ㅠㅠ...... 양치 필수.....!!
그리고 중간에 과일도 챙겨 와서 먹였는데 접시가 없어서 매우 불편했다.. 플라스틱접시 적당한 크기로 챙겨 오면 과일이나 간식 내어먹기 좋을 듯하다.
그리고 1층에 카페 있어서 엘리베이터 내리자마자 커피 사 마실 수 있어서 좋긴 했다. 아침에 카페 열면 쿠키 굽는 냄새가 3층까지 솔솔 올라오는데 엄청 좋았다.
입원비용은 병실마다 다르겠지만 특실기준 18만 원*7일 + 식대 + 검사비용 + 서류 떼는 것 전부 합쳐서 150만 원가량 나왔다. 보험청구해서 일부 돌려받겠지만 얼마 돌아오지 않을 거 같긴 하다.
앞으로는 조금만 아픈 낌새 있으면 바로 병원 재깍재깍 가고 약 빨리 먹고 빨리 떨치기로 했다. 면역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잘 먹고 잘 자고 몸에 좋은 것도 좀 챙겨 먹이려 한다.
미적대는 며칠사이에 애가 입원할 정도로 아파버리니 정말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아이도 힘든 일주일이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게 최고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낀 입원기간 동안 느꼈다 ㅠㅠ
이제 아프지 말고 입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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